조선조 18대 현종 임금 때 ....
어머니의 참된 사랑
조선조 18대 현종 임금 때 호조판서 김좌명(金佐明) 댁에는
집안 살림을 도맡아 관리하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최술(崔述)이란 젊은 아전이 있었다.
최술은 원래 가난한 상놈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리하였다.
범상치 않은 아들을 보고 비록 상놈의 자식이지만 천하게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엄하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글을 가르쳤다.
이 덕분에 일반 상놈의 자식과 달리 사리에 밝고 학문에 조예도 깊었다.
청년이 된 최술은 김판서댁에 머슴으로 들어갔고 다른 하인들과 달리
천성이 부지런하고 매사에 성실했다. 평소 다른 하인과 달리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어떤 일이라도 막힘없이 매끄럽게 처리를 하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의 최술을 본 김판서는 최술에게 일부러 힘들고 까다로운
일을 시켜 봤지만 아주 능숙하게 일처리 솜씨를 발휘하는 것이었다.
이런 최술에게 막일을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 김판서는 머슴에서 일약
아전 자리에 앉히고 집안 살림을 총 관리하는 벼슬을 내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최술의 어머니가 김 판서를 찾아와
아들의 보직을 박탈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를 하는 것이었다.
남들 같으면 뇌물을 바쳐서라도 앉히려고 하는 아전 벼슬자리인데.....
상놈집안 출신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아전 벼슬인데
최술의 어머니는 아들의 벼슬을 도로 거두어 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김 판서가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린가 싶어 그 이유를 묻자
최술의 어머니는 천천히 아뢰는 것이었다.
“저희 모자는 쌀겨도 꿀맛같이 여기며 이치에 어긋남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대감마님 덕분에 자식이 출세하니 여기저기서 딸을 주겠다고 하여
어느 부잣집 사위가 되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그런데 장가 간지 열흘 쯤 되어 이웃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자식 놈이 처가에서 쌀밥에 고깃국을 먹어보고는
'이제 어머니가 끓여주는 뱅어국은 맛이 없어 못 먹겠다.’고
투정을 부렸다는 것입니다.
벼슬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놈이 벌써부터 마음이 교만하고 사치하니
더 두었다간 큰 죄를 저지르고 말 것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중죄인이 될 것이 뻔한데
어찌 어미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냥 다른 허드레 일이나 시키면서 쌀 몇 말만 내려주시면
더 바랄게 없으니 부디 자식의 직책을 박탈하시어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십시오.”
김판서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이렇게 훌륭한 어머니가 있으니 그자식이 비뚤어질 리가 있나?
내 어찌 최술을 나무라겠는가?
알았네. 내 알아서 처리할 테니 돌아가게......“
김판서는 최술의 어머니가 자식이 조금이라도 잘못될까
온갖 정성을 쏟고 올바른 길을 가르치는 어머니의 인품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최술은 어머니 뜻을 깨닫고 크게 뉘우쳤으며 그 후로 더욱 겸손하게 몸을 낮추었다.
이것이 바로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어머니의 솔직한 호소가 아니겠는가?
저런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면 불효자가 있을 리 없고
공직에 나가 비리를 저지를 자가 어디 있겠는가 싶다.
비록 미천한 신분에 가난하고 배움이 없는 그 옛날 어머니지만…
이 시대 많이 배웠다는 고위층 사모님이나 재벌의 사모님보다
열배 스무배 훌륭한 인품이 돋보인다.
오늘은 그 옛날 최술(崔述) 어머니의 '삶의 원칙과 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우리 모두의 육체는 어머니의 것이니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된다.
어머니가 낳으셨고 닦고 다듬으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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