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한마당

용감한 백수 할매

춘향골 2024. 7. 26. 12:48

용감한 백수 할매

-읽고 또 읽어도 시원하네-




아들 내외가 외국으로 여행을 못가니까 국내여행을 가야 한다면서

집에 와서 애견 '데미'를 봐 달라고 했다.

'4박5일 동안 돌보는데 20만원' 이라고 하니 할매는 입맛을 다시며

 백수로 괜찮은 수입이라고 생각했다.

출발하면서 며누리는...

"데미가 더우면 에어콘을 꼭 켜주세요. 데미밥은 시간맞춰 챙겨 주시고욧!"

그나마..

"어머님! 더우니 전기세 아끼지 말고 에어콘 빵빵켜고 지내세요."

'어머님!, 끼니 거르시지 마시고 꼭꼭 챙겨드세요.'

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고 오로지 데미! 데미! 였다.

"알았따! 너희 개님 잘 모시고 있을테니 휴가나 잘다녀 오니라."

"개님이라뇨? 그냥 데미라고 하세요."

"디미고 지미고 간에...알았따카이! 얼릉 가그라!"

아들부부가 출발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텅비어 있었다.

'그래!. 돈 20만원으로 사 먹든지 굶든지 마음대로 하라 이거지?'

할매는 에어콘 부터 우선 끄고 TV를 켰다.

한참 있으니 개가 끙끙거렸지만...할매는 모르는 척 하고 부채질만 세차게 해댔다.

배가 고파지면 냉면도 시켜먹고 짜장면도 시켜 먹었다.

개의 사료는 주라는 양의 1/3만 주었다.

그렇게 하여도 할매는 더워도 정 힘들면 샤워로 몸을 식혔다.



닷새만에 피서에서 돌아온 며누리가 얼릉 개부터 껴안으며..

"어머니 ! 데미가 왜 이래요?"

"시애미가 에어콘 바람이 싫어서 껏더니 그 카능갑다!"

"데미는 에어콘 없으면 안된다고 했잖아요?"

"시애미는 에어콘 바람에 병들어도 좋으냐? 

그리고 너 !? 냉장고는 왜 깡그리
비워놨느냐?

---억양이 점점 올라간다---

"시애미는 굶어도 좋고 개새끼만 상전으로 모시는거냐? 어데서 배운 못된 짓거리냐?

---더 억양이 억세어지면서 본 성질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애미가 에어콘 안켜서 개새끼가 뒈지기라도 하면 이걸로 장사 지내그라."

하면서 받은돈 20만원을 식탁위에 던져 버렸다.

"엄마! 왜이러시능교 ?"

아들이 전면에 나섰다.

"그래 너그들, 꼭같은 연놈들이구나!"

'너그들 나 잘못 건드렸어! 나 누군지 알아?'

---여기서 영웅본색의 결정적인 과거사가 나온다----

"내가 대구 대봉동 방천여고 7공주파를 무릎꿇린 앞산 밑에 

봉덕여성대학 전설의 빨강바지 권말숙이야! 

앞으로 너그들 ! 내가 죽었다고 부고해도 올 생각도 하지 말거라 !. 

너그들이 온게 보이면 관뚜껑을 열고나와 너그 년눔들을 쫓아내고

도로 들어갈테니 애미 보다 촌수가 더 가까운 개님이나 모시고 잘 살아라 !."

그라고 말숙이 할매는 휑하니 대구로 내려 왔뼜다...

집에 와 있으니 아들늠이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아부지 ! 우리엄마 치매예요?"

"그래 치매다! 치매든 뭐든 내 마누라니까 내가 데리고 살테니 니는 네 마누라와
개님 모시고 잘 살거라. 이 더러분 넘아! 전화 끊어!!"




"허허허"

"호호호~~!!"



백수동지 여러분 시원하시죠?
애견가 여러분에게는 쬐끔 죄숭합니다만 지랄도 풍년이지여!

젊은 것들아, 요따우로 살지말어 천벌이 무섭지 않는가?
할배 할매가 늙고 백수니까 힘없어 이래 사는줄 아냐?

왕년에는 주름잡고 빤타롱 빨강바지로 중앙통을 쓸고다니며 

지금의 네 애비를 사로잡은 한때는 잘나가던 여장부다.

이눔아 ? 네눔이 덜 맞아서 아직 정신을 못차린거구나!
ㅋㅋㅋ
그 칠공주파의 모임은 시방도 매달 7일이면 모이는데 

두할매가 목욕탕을 운영중이라 

그집 찜질방에서 밤을 세우고 다음날 영감들을 호출하여서..

연락을 받고 선착순으로 쪼루루 가서는 밥값을 계산하게하는

 대구에서 아직도 유명한 왈패 할마시들이다!

내눈에 다시 한번 수작부리다 걸리며는 죽는줄 알아라!
시부럴 늠아 !!

<팔공산 낭만백수 보명할매>

속이 시원하구마. 개새끼 보다 못한 세상, 우짜믄 좋노.

웃으면서 하루보내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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