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시판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춘향골 2024. 3. 23. 12:11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꿀이 뚝 뚝 떨어집니까?

뭐.그래봤자

어디 젊은날 만 하겠어요?

싱싱하던 시절이 그립죠!

그래도 지금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니고

봄날 꽃구경 다니고

맛난거 찾아 다니면 당신은 큰 행운 입니다.

삶의 필름을 잠시만

되돌려 보면 몇 달 사이에도

주변에 황당한 일이 정말 많이 생기 더라고요.

그것도 며칠 전에도 멀쩡하게

아침마다 인사 카톡 보내던 놈 연락두절되고요.

즈그 자식들 잘산다고 마구 마구 떠벌리며

골목 골목 누비며 폐지 줍던

그 영감쟁이도 요즘 보이지 않네요.

옛날 소주 한잔 마시다가

진보니 보수니 거품 물고

정치 얘기하던 골통 그 놈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죠.

산 좋다고 주말마다

건강 챙기며 이산저산 등산가자 조르던

절친 그놈 졸지에 심장마비로 저 세상 가버렸죠.

소설 한권 멋들어지게 써놓고

증정본 보내준다 하면서 자랑하던 후배놈

깜쪽 같이 소식 끊겼고요.

당구300에 어떤 짠돌이

난데없이 신장 이상이 생겨

투석하며 두문 불출 괴로운 방콕 삶이구요.

빌딩 몇채 가졌다고

어깨에 힘주던 술값 밥값

계산의 달인도 요양원 직행했죠.

이런 일이 부쩍부쩍 요즘

왜 그렇게 많이 벌어 지죠?

생각해 볼수록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나와 그대에게서 일어나는

반복되는 일상의 일입니다.

돈 많다고 땅 많다고

잘 산다고 못 산다고

잘 생겨서 못 생겨서

뭐 이런 것과 상관 없습니다.

돈많다 아무리 자랑해도

나이 75~80 이면 소용없고

건강 하다고 자랑해도 90이면 소용없습니다

流水不復回(유수불복회)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 오지 않고,

行雲難再尋(행운난재심)

떠도는 구름은 다시볼 수 없네.

老人頭上雪(노인두상설)

늙은이의 머리 위에 내린 하얗게 쌓인 눈은

春風吹不消(춘풍취불소)

봄 바람이 불어 와도 녹지를 않네...

春盡有歸日(춘진유귀일)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老來無去時(노래무거시)

늙음은 한번 오면갈 줄을 모르네,

春來草自生(춘래초자생)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건만

靑春留不住(청춘유불주)

젊음은 붙들어도 머물지 않네...

이 글 같은게 우리들의

현실이고 현장이 아닌가요.

그러니까 지금같이 이빨 성할 때 맛난 것 많이 먹고

걸을수 있을 때 열심히 다니고

눈으로 볼수 있을 때 실컷 구경하고

귀로 들릴 때 듣고 들어야 하며

베풀수 있을 때 남에게 베풀며

즐길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는게 최고입니다

이것이 인생 길 후반 잘사는 방법아 닌가요?

人生 이란 따지고 보면 지금같이

늦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게 최고 입니다.

언젠가 못 보고 못 듣고

못 먹고 못 입고 못 걷고

내 손으로 아무 것도 못할 그런 날이 올겁니다.

오늘 즐거움을 미루지 말고

누구를 미워도 말고

부르면 번개처럼 나와 줄

그 사람과 신나게 즐기세요.

우리 나이에는 정확한 내일은 없습니다.

오늘의 지금 이 순간이

인생 최고의 날 입니다.

꽃이 화려한 들.무슨 소용 입니까?

우리는 지금도 움직여야

꽃피는 봄날이 된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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