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 야설, 고전

새우젓 장수

춘향골 2024. 2. 27. 16:47

새우젓 장수의 과부 사냥하기

새우젓장수가 젓통 두개를 지고 이동네 저동네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젓을 사라고 목청을 한껏

높이자 개울건너 앞산에 산울림이 되어 산골의

온 동네에 크게 울려퍼졌다.

"새우젓 사려, 굴젓도 있어유."

작은산골 동네의 초가집 굴뚝엔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마당가의 감나무

꼭대기에 달린 까치밥이 넘어가는 저녁 햇살을

잡아 불을 머금은 듯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추수를 끝내고 집집마다 곳간이 그득할 때라서

조를 한됫박 퍼와서 새우젓 한국자를 받아가고

나락 한되를 퍼와서 굴젓 한종지를 받아갔다.

새우젓장수 등짐에 젓은 줄었지만 곡식 자루는

늘어나 힘들어졌고 개울 건너편 외딴집 하나를

보고 개울을 건너가다가 혹시라도 허탕을 치면

어쩌나 싶어서 목청을 높여 더 크게 외쳤다.

"새우젓~ 굴젓~ 젓 사려."

개울 건너 외딴집의 사립문이 열리고 안주인이

나와서 손짓을 했으며 장사꾼이 일전만 남아도

십리길 간다는데 빤히 보이는 곳을 마다할수야

없지하며 개울을 건너서 갈대밭 오솔길을 지나

외딴집 사립문 앞에 다다랐다.

"젓 왔시유."

잠시후, 외딴집의 사립문이 열리더니 박가분을

진하게 바르고 분내음을 풍기며 얼굴에 색기가

넘치는 미색의 여인이 나와서 다짜고짜 새우젓

장수를 노려보며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시오 말을 똑바로 하고 다니시오. 그리고

새우젓 굴젓이라 해야지, 새우좆 굴좆, 좆 사려

하면서 말하면 그렇잖아도 가을바람에 마음이

싱숭생숭한 과부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거요.”

과부는 사립문을 홱닫고 치마깃을 걷어올리며

들어가버리고 새우젓 장수는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로, 멍하니 서 있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서 사립문을 발로

걷어차자 과부가 다시 나왔다.

새우젓 장수는 과부에게 내가 젓장수를 한지가

십오년이 넘었는데 젓과 좆을 제다로 구분하지

못한단 말이오. 하면서 자기가 좆 사려, 좆 사려

했지 언제 젓 사려, 젓 사려 라고 했는가 하면서

흥분한 나머지 그만 젓과 좆이 헷갈려버렸다.

“거봐요. 들어오시오. 그걸 내가 사리다.”

새우젓장수가 젓지게를 장독대 뒤에 숨겨 두고

안방으로 들어가자, 과부가 푸짐한 저녁상에다

탁배기 호리병도 들고 안방으로 들어와 색기를

부리며 새우젓장수 앞에 앉아서 술을 따랐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소쩍새는 우는데 적막강산

산골 외딴집엔 단 두사람 뿐이었으며 저녁상을

물리고 이부자리를 편 다음 과부가 이불속으로

먼저 들어가 새우젓 장수에게 눈웃음을 치면서

빨리 들어와서 품어달라고 하였다.

새우젖장수가 과부의 옷고름과 치마끈을 풀고

고쟁이까지 벗기자 탱탱한 젖가슴과 검은숲이

무성한 옥문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벌써 과부는

몸이 불덩어리가 되었고 옥문은 질척거렸다.

옷을 훌훌 벗어던진 새우젓장수가 용솟음치는

양물을 과부의 옥문에 깊숙이 집어넣자 과부는

흐느끼며 마치 낙지처럼 착 달라붙었고 초가집

구들장이 꺼질듯 폭풍이 일어났다.

젓장수의 계속된 절구질에 과부의 자지러지는

감창이 어찌나 요란한지 숨이 넘어가고 신음과

괴성이 외딴집의 울타리를 넘어서 깊은 산골에

메아리가 되어서 울려퍼졌다.

한참후, 과부가 마지막에 새우젓장수를 서방님

이라고 부르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새우젓

장수의 허리를 감았던 과부의 다리가 풀리면서

축 늘어지고 온 몸이 땀으로 범벅되었다.

한차례 구들장이 꺼질듯 폭풍이 지나간 다음에

젓장수와 과부는 이불 속에서 희희락락 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한번 더 방아를 찧었으며 과부는

새우젓장수의 품속에 안겨서 잠들었다.

새벽에 세번째 운우를 길고도 길게 하고난 후에

과부가 삶아준 씨암탉을 먹고, 몸보신을 했으며

그날 이후 새우젓 장수는 매일 계속된 절구질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코피를 쏟았다.

하지만 새우젓을 파는 장사보다 좆장사로 훨씬

많은 돈을 벌어서 집으로 돌아왔으며 그후부터

새우젓장수는 누군가 혹시나 모를 좆을 살지도

몰라서 발음이 이상해졌다.

"새우 조~엇 사~려! 맛있는 새우 조~엇"

'야담, 야설, 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모 안동댁  (5) 2024.03.08
효자 賞과 불효 罰  (0) 2024.03.03
운명을 깨다  (1) 2024.02.20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  (1) 2024.01.30
막동이와 할배  (1) 2024.01.28